1. 관찰 시작 / 매수 과정 / 가격과 수량
모더나를 처음 관심 있게 보게 된 계기는 꽤 개인적이었다.
코로나 시기에 실제로 모더나 백신을 맞았고, 이후 우연히 증권앱에서 MRNA라는 티커를 눌러보게 되었다. 차트를 열어본 순간 주가가 고점 이후 거의 4년에 가까운 장기 하락을 이어온 것을 발견했다.
처음 든 생각은 단순했다.
“모더나가 정말 이 정도 취급을 받을 회사인가?”
RNA 기술과 백신 효능에 평소 관심이 있었던 내 입장에서는 주가와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후 약 1월경 주봉 RSI가 과매도권에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다만 당시 월봉 RSI는 아직 내가 보는 하단까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바닥권에 들어온 것 같기는 하지만, 추가 하락은 더 나올 수 있겠다.”
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돈을 한 번에 넣은 것이 아니라 소액으로 매수를 시작했다.
당시 나에게 들어오던 월 배당금은 삼성전자, JEPQ, 리츠, 우리금융지주 등을 합쳐 약 20만 원 안팎이었다. 이후 JEPQ를 계속 늘려 2025년 10월경에는 약 700주까지 만들었고, 월 배당금도 약 40만 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MRNA 매수에 사용했다.
최종적으로 MRNA는 300주, 평단 $26.26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이 $26.26에는 개인적인 의미가 있다.
26.26 = ‘이륙이륙’.
긴 하락장을 견딘 뒤 이제는 이륙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단순히 우연히 나온 평단이 아니라 일부러 $26.26에 맞추고 싶었던 숫자였다.
당시 실제 매수 기록.
한 번에 바닥을 맞힌 것이 아니라 장기 하락 구간에서 여러 차례 나눠 매수했다. 특히 $22~24 부근에서도 매수가 반복됐다.


2. 최초 매수 이유
투자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기업과 주가 사이의 괴리였다.
모더나를 단순히 코로나 백신 하나로 끝날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암백신을 포함해 여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었고, mRNA라는 기술 자체가 향후 다양한 질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기술과 파이프라인이 성공적으로 완성된다면 장기적으로 Amgen과 Gilead Sciences 사이 정도의 규모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25년 10월 말 기준 암젠의 시가총액은 약 1,607억 달러, 길리어드는 약 1,486억 달러였다. 당시 나는 모더나가 파이프라인에 성공하고 정상적으로 재평가된다면 이 두 회사 사이 정도의 기업가치, 즉 시가총액 1,500~1,600억 달러까지는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당시 모더나의 주식 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주가 $400 전후였다.
그런데 2026년 8월 현재 암젠의 시가총액은 약 2,390억 달러, 길리어드는 약 1,810~1,850억 달러 수준까지 커졌다. 10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암젠은 약 49%, 길리어드는 약 22~24% 시가총액이 증가한 셈이다. 주가 역시 암젠은 $440대, 길리어드는 $140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결국 내가 처음 모더나의 장기 기업가치를 비교했던 암젠과 길리어드 자체가 그 사이 크게 재평가된 것이다. 같은 비교 기준을 현재에 다시 적용하면 모더나의 목표 시가총액 범위도 약 1,800~2,400억 달러, 주가로는 대략 $450~600 정도로 다시 계산된다.
물론 이것은 모더나가 실제로 암젠이나 길리어드와 같은 가치를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처음 투자할 당시 생각했던 ‘성공했을 경우 도달 가능한 기업 규모’를 비교기업을 이용해 숫자로 표현해 본 것이다.
(참고로 내가 암젠과 길리어드 사이를 기준으로 잡은 이유는 단순히 시가총액이 비슷해서가 아니었다.
길리어드는 이미 성숙한 대형 바이오·제약사지만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봤고,
암젠은 더 넓은 제품군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대형 바이오 기업이었다.
반면 당시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의존도가 높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좁았지만, mRNA 플랫폼이 암·호흡기질환 등으로 확장될 경우 성장성은 훨씬 클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현재의 안정성과 사업 규모는 암젠보다 아래지만,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확장될 경우 길리어드보다는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 번째는 장기 기술적 과매도였다.
주봉 RSI가 과매도권까지 내려왔고 몇 년에 걸친 하락으로 시장의 기대가 상당히 낮아진 상태였다.
다만 월봉 RSI는 아직 완전히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바닥을 맞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서 더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장기적으로 매집을 시작할 구간에는 들어왔다.”
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3. 배당이 없는 MRNA를 버티기 위해 MRNY를 붙인 이유
MRNA 투자에서 예상보다 힘들었던 부분은 배당이 없다는 것이었다.
장기 하락과 긴 횡보를 견디면서 나는 한 가지를 강하게 느꼈다.
주식투자에서 아무런 현금흐름 없이 폭풍우를 견디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그래서 MRNA와 움직임이 어느 정도 연결되면서도 배당을 받을 수 있는 MRNY를 커플링해서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YieldMax 계열 상품을 특별히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MRNA가 상승하면 MRNY 역시 어느 정도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MRNA가 성과를 내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보조장치가 필요했다.
MRNA 자체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MRNY에는 개인적인 애착도 있었다. 티커 MRNY가 내 이름의 약자처럼 보여서 “Mr. NY 같다. 이건 운명인가?”라는 재미도 있었고, 그래서 한때는 내 생일과 관련된 수량에 맞춰 보유하기도 했다.
MRNY에서 월 약 30~40만 원 정도의 배당을 받기 시작했고, 그 배당금 역시 다시 MRNA를 매수하는 데 사용했다.
결국 자금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기존 배당주 → 배당금 → MRNA 매수
MRNY → 배당금 → 다시 MRNA 매수
이 때문에 MRNY는 단순한 부수 포지션이 아니라 MRNA의 긴 하락장과 횡보를 견딜 수 있게 해준 심리적·현금흐름 장치였다.
보유 과정에서 MRNY는 2025년 12월 1일 1/10 역분할을 실시했다. 기존 10주가 1주로 통합되는 방식이었으며, 역분할 직후 내 보유수량도 약 121주로 줄었다. 이는 역분할 전 기준으로 약 1,210주에 해당한다. 이후 다시 수량을 늘려 한때 538주까지 보유했다.
그러다 2026년 8월 MRNA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8월 19일 MRNA가 하루 만에 약 +177% 급등하며 가격 레벨 자체가 바뀌었고, 8월 20일 -23.6% 조정을 받은 뒤 8월 21일 다시 +8.9% 상승했다.
나는 이 시점에서 “이제는 MRNY의 배당이라는 보조장치가 없어도 MRNA를 충분히 보유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2026년 8월 21일 MRNY를 약 +100% 수익 상태에서 전량 매도했다.
MRNY는 결국 MRNA보다 먼저 역할을 끝냈다. 처음에는 MRNA를 버티기 위한 보조장치였지만, MRNA 자체가 충분한 수익구간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그 역할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4. 가장 확신이 흔들렸던 순간
MRNA를 보유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단순한 손실 자체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주가가 $26 부근에서 지루하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35 부근까지 강하게 반등했다.
그 순간에는 추세가 바뀌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후 다시 밀려 $22 부근까지 하락했다.
이때는 진짜로 내 판단을 의심했다.
“내가 채널을 잘못 본 건가?”
“이 추세라면 10달러대까지 가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매도 버튼에 손이 올라갈 정도로 공포가 컸다.
나중에 결과를 알고 보면 $22는 굉장히 좋은 가격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MRNA를 보유하면서 가장 확신이 약해졌던 순간 중 하나가 바로 그 부근이었다.
이 경험 때문에 이후 투자에서는 바닥에서 느끼는 공포 자체도 하나의 중요한 기억으로 남았다.
5. 커뮤니티 관심이 죽어가던 순간
MRNA 하락장을 오래 지켜보면서 특이한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하락 초기에는 악재가 나오면 커뮤니티 사람들이 계속 반응했다.
욕도 하고, 전망도 이야기하고, 추가매수를 고민하고, 손절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22 부근까지 내려왔을 때는 3~4일 동안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는 시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단계조차 지나서 관심 자체가 죽어버린 느낌이었다.
동시에 악재가 계속 나와도 어느 순간부터 주가의 반응이 예전만큼 크지 않았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이후 장기 바닥을 볼 때 단순 RSI뿐 아니라,
커뮤니티 관심도
악재에 대한 주가 반응
거래가 죽어가는 느낌
같은 심리적 요소도 보게 되었다.
이것은 객관적인 공식 지표는 아니지만, 내 투자 판단에서 하나의 보조지표가 되었다.
6. $26 → $35 → $22 → $35 에서 배운 가격의 심리
MRNA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닥권에서의 강한 흔들림이었다.
대략적으로,
$26 부근 유지 → $35 부근 강한 반등 → $22대 하락 → 다시 $35 부근 반등
같은 움직임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개인투자자를 털어내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생각해보니 특정 세력이 설계하지 않아도,
장기 하락으로 매도자가 감소하고 → 작은 매수세에 강하게 반등하고 → 물려 있던 사람들의 본전 매도와 차익실현이 나오고 → 다시 하락하면서 손절이 나오고 → 또 매도자가 소진되는 과정
이 반복되면 결과적으로 ‘개미털기’와 거의 비슷한 모양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가 설계한 움직임이 아니라 수많은 시장 참여자의 심리가 합쳐져 그런 차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경험은 이후 NKE 같은 장기 턴어라운드 종목을 보는 데에도 영향을 주었다.
7. 추세 전환 이후의 심리 변화
극단적인 공포구간을 지나 MRNA는 이후 빠르게 상승해 $50 부근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거기서도 바로 직선으로 상승하지 않고 다시 괴상할 정도로 긴 횡보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아래에서 하던 것처럼 여기서 또 사람들을 흔드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평단 $26.26을 기준으로 수익률이 +100% 부근까지 올라오자 심리 상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아래에서 흔들릴 때는 하루하루가 불안했지만, 원금 대비 2배 가까운 가격에 올라온 뒤에는 같은 횡보도 훨씬 편안하게 견딜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또 하나를 체감했다.
수익이 커진 상태에서는 주가가 1%만 움직여도 초기 원금 기준으로는 훨씬 큰 금액이 움직인다.
마치 실제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레버리지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장기복리와 큰 추세를 끝까지 보유하는 것의 위력을 처음으로 강하게 체감한 경험이었다.
8. 현재 목표가 / 매도 계획 / 남은 가설
현재 MRNA는 처음 매수했을 때와 달리 암백신과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실제 임상 결과를 통해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것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대형 바이오 기업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 물량을 끝까지 들고 갈 생각은 아니다.
현재 생각하는 단계적 매도 계획은:
$350 → 50주 매도
$750 → 150주 매도
나머지 100주 → 장기 보유
이다.
마지막 100주는 단순한 수익 극대화 목적보다는 이 투자의 기념품이자 장기 상방 옵션처럼 남겨두고 싶다.
필요하다면 언젠가는 이 100주도 매도할 수 있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보유해보고 싶다.
MRNA에서 실현한 자금의 상당 부분은 향후 SCHD 같은 장기 코어 자산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결과와 교훈
MRNA 투자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바닥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보다 바닥권에서 버티는 능력이 훨씬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주봉 RSI 과매도에서 매수를 시작했지만 실제 바닥이 나오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고, 중간에는 내 판단을 완전히 의심할 정도의 추가 하락도 있었다.
또한 배당과 현금흐름이 장기 보유 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도 알게 되었다. MRNY가 없었다면 MRNA를 끝까지 버티기 훨씬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성공을 “내가 바이오를 잘 맞힌다”는 증거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판단과 기술적 분석도 있었지만, 임상 성공이라는 결과에는 분명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운의 영역도 컸다.
그래서 앞으로도 MRNA 같은 고위험 종목에서는 성공 경험 때문에 판돈을 과도하게 키우기보다, 작은 비중으로 큰 상방을 노리고 성공한 자금은 다시 코어 자산으로 옮기는 방식을 유지하고 싶다.
한 줄 기록
“$26.26, 이륙을 바라며 만든 평단.
가장 싸졌을 때 가장 확신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무서웠다.
그리고 결국 수익은 분석한 시간보다 기다린 시간에서 나왔다.”
2026년 8월 현재 기록.
배당금을 중심으로 누적 매수한 포지션이 장기 보유 후 +465% 수익 구간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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